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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적금 깨고, 단기자금 '영끌'…코스피 9000시대 머니무브 가속화

  • 예금회전율 역대 최대 수준…주식 시장으로 자금 쏠려

  • 코스피 올 들어 110% 오를때 은행 예금 여전히 2%대

  • "금리 인상 전망에도 투자 수요 여전…머니무브 지속"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가 9000선을 돌파하는 등 주식시장 강세가 이어지면서 은행권 자금이 증시로 이동하는 '머니무브(자금이동)'가 한층 빨라지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과 금리 상승 우려에도 증시 활황이 지속되며 대기성 자금뿐 아니라 예·적금에 묶여 있던 자금까지 빠져나가는 모습이다.

2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은행의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23.1회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18.2회)보다  4.9회 늘어난 수치다.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작년 12월 23.6회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뒤 올 3월(23.5회)부터 두 달 연속 23회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예금 회전율은 예금 지급액을 평잔액으로 나눈 지표다. 이 수치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통장에 쌓인 돈이 주식 등 투자처로 활발하게 이동했다는 의미다. 주식시장이 역대급 활황을 보이는 가운데 은행 예금금리는 여전히 2~3%대에 머무르면서 통장에 있던 대기자금이 대거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기 예·적금 등으로 구성된 저축성예금 회전율도 최고 수준이다. 지난 4월 기준 국내 은행 저축성예금 회전율은 1.7회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12월, 올 3월과 같았다. 상대적으로 장기간 묶여 있는 자금까지 다른 투자처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8일 사상 최초로 9000선을 넘어선 뒤 19일 9052.42로 거래를 마쳤다. 올해 상승률이 114.81%에 달한다. 총액 비중이 큰 대형주의 시세를 반영하는 코스피200 지수 역시 같은 기간 140.8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는 올 4월 기준 3.04%로 1월 말(2.94) 대비 0.2%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이에 은행 안에서도 주식 투자를 위한 상장지수펀드(ETF)로 돈이 몰리는 등 머니무브가 가속화하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ETF 판매 규모는 이날 기준 총 56조734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5조2149억원)보다 10.8배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머니무브 현상이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금리 인상기에 은행 수신 상품 금리가 오르면 자금이 은행에 머무르지만 증시 활황이 금리 상승 효과를 상쇄하며 일방적으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예금 금리가 오르면 자금이 은행으로 유입되는 경향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기대수익률이 높은 투자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주식시장 상승세가 계속될 경우 예·적금 자금의 증시로의 이동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