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기관 바뀔 때마다 재동의…금융권 '동의 피로' 줄인다
금융당국이 인공지능(AI) 금융서비스와 대안신용평가 활성화를 위해 개인신용정보 동의제도 개편에 나선다. 금융거래 때마다 반복되는 사전 동의 절차를 줄여 소비자 불편을 낮추고 데이터 활용 기반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는 16일 ‘개인신용정보 동의제도 개편 법률자문단’ 킥오프 회의를 열고 신용정보법상 동의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신용정보법은 개인신용정보 수집·이용·제공·조회 단계마다 원칙적으로 개별적·사전적 동의를 요구한다. 금융사는 정보 이용 목적과 제공 기관 등을 구체적으로 알리고 동의를 받아야 하며, 제공 기관이나 정보 항목이 바뀌면 다시 동의를 받아야 한다.
금융위는 이 같은 구조가 소비자의 ‘동의 피로도’를 높이고, 금융사의 AI·데이터 활용도 제약한다고 봤다. 예컨대 금융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를 위한 대안신용평가에 통신·플랫폼 정보를 활용하려 해도 정보 제공 기관이나 항목이 추가될 때마다 재동의가 필요하다. 대환대출 중개 서비스도 제휴 금융사가 추가되면 기존 고객에게 다시 동의를 받아야 한다.
AI 금융서비스 도입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은행이 AI 챗봇으로 계열사 증권·보험 자산을 통합 분석하려면 각 계열사 간 정보 제공 동의를 새로 받아야 한다.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금리인하요구권·대환대출 대리 실행 서비스도 반복적인 정보 조회 동의 절차 탓에 활용이 제한된다.
권 부위원장은 “1995년 신용정보법 제정 당시 도입된 이후 30년 넘게 유지된 낡은 ‘화석 규제’의 틀을 근본적으로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법률자문단 논의를 바탕으로 신용정보법 동의제도 개편 방안을 구체화하고 금융소비자, 금융권,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신용정보법 개정안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