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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종전 합의] 美, 이란 재건기금 동맹에 떠넘기나 "韓·日 기업 참여 검토"

  • 종전 협상서 대이란 제재 완화·3000억달러 규모 재건기금 조성 논의

  • 60일 휴전 연장·호르무즈 재개방·핵 후속협상 이후 재건기금 추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3000억 달러(약 454조원) 규모의 이란 재건기금에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들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국은 먼저 이란을 공습하며 전쟁을 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불리한 상황에서 종전 협상을 해야 할 처지에 이르자 그 부담은 동맹국들에게 전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미국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종전 협상 과정에서 대이란 제재 완화 가능성과 함께 이란 재건을 위한 3000억 달러 규모의 기금 조성 방안이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12일 이란 메흐르 통신이 공개한 14개 조항의 종전 양해각서(MOU) 항목에는 종전 조건 중 하나로 '미국 및 동맹국의 최소 3000억 달러(약 455조원) 규모 이란 재건 계획 수립'이 포함됐다.

이에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CBS 인터뷰에서 이란이 "자신들의 의무를 이행하는 한 접근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라며 재건펀드 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협상 내용을 보고받은 한 관계자는 FT에 재건기금 조성이 양해각서(MOU)에 포함될 최종 합의에 달려 있으며 60일간의 휴전 연장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핵 합의에 관한 후속 협상 이후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은 MOU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우선 개방한 뒤 이란 핵 프로그램과 대이란 제재 완화 등을 둘러싼 최종 합의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재건기금이 실제 조성되더라도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와 핵 합의, 최종 종전 합의가 모두 진전된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FT는 이 기금이 각국 정부가 직접 출연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란 에너지 산업 등에 투자하려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조성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운영 구조와 관리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협상 내용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유럽의 많은 기업과 아시아, 한국, 일본 등의 기업, 미국 기업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제재가 해제된다면 이 펀드는 상당한 규모가 될 것이고 매우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종전 합의의 대가로 이란에 자금을 지원하는지 여부는 협상 과정 내내 논란이 돼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오바마 행정부의 이란 핵합의(JCPOA)를 '현금 지급'이라고 비판해 온 만큼 이란에 보상이 제공되는 것처럼 비치는 상황을 극도로 꺼려 왔다.

그는 이날도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이 이란에 3억 달러를 지급한다는 이야기는 민주당 바보들이 퍼뜨린 가짜뉴스"라고 주장하며 현금 지급 논란을 일축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논의 중인 재정적 인센티브가 오바마 행정부 당시의 제재 완화 수준을 웃돌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FT는 협상 내용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MOU에 따라 해외에 동결된 이란 자산 해제를 포함한 모든 제재 완화가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제재 완화는 핵 협상의 진전과 최종 합의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도 신뢰 구축 차원에서 초기 단계에 제한적인 금융 완화 조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고위 당국자는 FT에 "제재 완화는 특정한 행동과 구체적으로 연계돼 있지 않다"며 "일반적으로 이란이 적절하게 행동하는 것과 연계돼 있다. 그리고 분명히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핵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만일 미국이 이란 재건기금 마련에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들의 참여를 요구할 경우, 전쟁 개시자인 미국이 동맹국들에게 부담을 전가시킨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