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수본, 금주까지 인력 배치·자료 이첩 등 마무리
선관위 실무진 소환한 뒤 노태악·허철훈 등 소환할 듯
선관위 실무진 고의성 입증에 수사력 집중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사상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 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가 핵심 증거물 확보를 마치고 본격적인 강제수사 국면에 돌입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합수본은 지난 9일 서울중앙지검에 사무실을 마련한 뒤 이번 주 중반까지 인력 배치와 자료 이첩, 행정적 기반 작업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합수본은 지난 11일부터 사흘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서울시 선관위, 강남·서초·송파·광진·동작구 선관위 등 총 7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모두 마무리했다.
특히 대용량 전자정보가 담긴 중앙선관위 서버의 경우, 내부 메신저 대화록과 결재 내역, 투표용지 인쇄 계획 및 예산서 등을 꼼꼼히 선별하느라 주말까지 압수수색이 이어졌다.
현재 합수본에 파견된 경찰팀도 구성을 완료하고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압수물 분류와 인수인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합수본은 주말 동안 압수물 보관·분석을 먼저 진행하면서 관련 자료를 검찰 측에 순차적으로 이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자료 이관이 끝나는 대로 합수본은 선관위 주요 관계자들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우선 합수본은 금주 내로 사태가 발생한 강남 3구와 광진·동작구 선관위 실무진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당일 현장에서 발생한 혼란과 대응 방식을 재구성한 뒤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과 허철훈 전 사무총장 등 선관위 고위급을 소환해 의사결정 과정을 추적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12일 합수본은 노 전 위원장, 허 전 사무총장 등을 포함해 이번 사태와 관련된 핵심 책임자 14명에 대해 출국 금지를 내렸다. 또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시민들과 선거 사무 공무원, 고발인 등을 상대로 기초 조사도 마쳤다.
이번 수사의 최대 관건은 선관위 관계자들의 고의성을 입증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합수본은 압수수색 영장에 공직선거법 위반(공무원 등의 선거관여 금지·선거의 자유 방해), 직무유기,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를 적시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례상 단순한 행정 착오나 단순 과실은 형사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 직무유기 혐의 역시 단순 근무 태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본인의 업무를 알고도 의도적으로 이를 하지 않았을 경우 적용할 수 있다.
때문에 합수본은 추후 압수물 분석과 관련자 조사 과정에서 선관위 의사 결정 과정을 추적하고,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원인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이번 사태는 지난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일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하면서 발생했다. 합수본은 선관위가 본투표용 투표지를 유권자 수보다 부족하게 인쇄한 데다 투표용지 부족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업무 절차 편람이나 지침 규정도 없었던 것을 확인했다.
사태에 책임을 지고 노 전 위원장과 허 전 사무총장이 사퇴했고, 선관위는 재차 대국민 사과문을 올렸다. 위철환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직무 대행은 지난 11일 입장문을 통해 본투표용지 인쇄 비율 50% 하한 기준 결정 배경에 대해 지난 선거 후 잔여 투표용지 증가와 투표용지에 대한 검수 및 보관상의 어려움이 있어 내려진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여야 정치권을 비롯해 이재명 대통령이 선관위를 강하게 질타했고, 잠실 개표소로 쓰였던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는 선관위를 규탄하는 시위가 연일 벌어지는 등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