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추가 공습 취소하며 "문서 최종 조율"
이란 "최종 결정 안 내려"…승인 문안 부인
호르무즈 개방·60일 협상·동결자금 해제가 쟁점
트럼프, 공습 취소하며 휴전 협상 띄워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 행사에서 “이란과의 전쟁에 관한 훌륭한 합의를 했다”며 “문서 최종 조율 단계만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르면 이번 주말 유럽에서 서명식이 열릴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CBS뉴스는 “양국이 내주 초 의향서(LOI)나 MOU에 서명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서명식 장소로 스위스 제네바가 검토되고 있으며, JD 밴스 부통령 참석에 대비한 선발대가 유럽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이번 발언은 미국이 이란에 대한 3차 공습 가능성을 거론한 직후 나왔다. 미군 아파치 헬기 추락·피격 논란을 계기로 지난 9일부터 대이란 공격이 재개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란 최대 원유수출 터미널인 하르그섬과 석유 인프라 거점 장악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그러나 오후에는 이란과의 논의가 최고 지도부에 전달돼 승인받았다는 이유로 예정됐던 공습과 폭격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서에 서명하는 즉시 호르무즈 해협이 열리고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도 풀릴 것”이라고 밝혔다. 잠정안에는 이란이 통행료 없이 30일 안에 해협 선박 흐름을 전쟁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고, 미국은 봉쇄를 해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이 어떤 형태로도 핵무기를 보유하거나 구매·개발하지 않기로 한 점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은 최종 타결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 국영 IRNA통신을 통해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으며, 서명 시간과 장소에 관한 보도도 모두 추측”이라고 밝혔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도 협상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의 초기 MOU와 관련해 승인된 문안은 없다”고 전했다.
이란 군부도 강경한 메시지를 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국영 프레스TV를 통해 “어떤 위협이나 오판에도 즉각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협상 국면에서도 군사 긴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드러냈다.
다만 이란 외무부가 문안 상당 부분이 정리됐다는 점은 인정했다. 파르스통신은 “미국이 최근 추가 요구사항을 철회하고 약 2주 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던 초기 초안으로 되돌아갔다”고 보도했다. 기존 안에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60일간 휴전 연장, 이 기간 핵 문제를 포함한 후속 협상을 진행하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상응 조치로 미국이 이란의 원유 판매를 60일간 일시 허용하고, 협상 진전에 따라 제재 완화를 확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핵·자금·이스라엘 변수 남아
이번 MOU는 최종 종전 합의보다는 후속 논의를 위한 중간 문서 성격이 강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매우 강력하고 세부적”이라고 설명하면서도 “다소 개념적”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이미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을 어떻게 처리할지, 핵시설을 해체할지, 우라늄 농축 시설을 제한할지 등은 이후 별도 핵협상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한 미국 고위 당국자는 “유엔 감독 아래 이란 내에서 고농축 우라늄을 희석하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전했다.
동결자금 처리 방식도 막판 쟁점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란이 해외에 묶인 1000억달러(약 152조원) 규모 자금 가운데 60억~120억달러(약 9조1000억~18조2000억원)를 즉시 풀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변수도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포함한 주요 관련국들이 논의 내용을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CNN과 악시오스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해당 발표를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MOU 서명 당사국은 아니지만 이란의 핵물질 제거와 우라늄 농축 시설 해체, 미사일 생산 제한, 역내 대리세력 지원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 주변국들도 긴장 완화를 모색하고 있다. 카타르는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중재에 나섰고, 아랍에미리트(UAE)와 이란 고위급이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비밀 대면 회담을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중동전쟁의 단기 휴전 가능성은 이전보다 커졌다. 미국은 추가 확전을 피하면서 외교적 성과를 확보하려 하고, 이란도 군사 압박과 경제 부담 속에서 협상에 나설 필요성이 커졌다. 다만 핵 문제의 표현 수위, 동결자금 처리 조건, 호르무즈 통항 보장, 이스라엘 수용 여부를 둘러싼 막판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휴전이 지연되거나 군사 긴장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외신들은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