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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로비 의혹 위증' 임성근 1심 징역 1년 6개월...法 "진실은폐, 죄질 무거워" 

  • 재판부, 박성웅 증언 인정..."임성근, 이종호와 술자리 이후에도 교류"

  • 임성근 측 "정치적 프레임"주장...즉각 항소 예고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27일 서울 서초구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27일 서울 서초구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구명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국회에서 위증을 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임 전 사단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앞서 채상병 특검팀(이명현 특별검사)은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구명 로비 의혹은 채상병 순직 사건으로 수사 대상에 오른 임 전 사단장이 김건희 여사의 계좌 관리인이자 최측근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대표와의 친분을 이용해 피의자 명단에서 제외되도록 로비를 벌였다는 내용이 핵심으로, 그간 임 전 사단장은 이 전 대표를 전혀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때문에 이번 재판의 최대 쟁점은 임 전 사단장과 김 여사와 이 전 대표의 대면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다.

결국 재판부는 지난 2022년 서울 강남의 한 주점에서 이 전 대표, 임 전 사단장과 함께 식사하며 술자리를 가졌다는 배우 박성웅 씨의 법정 증언을 증거로 채택해 유죄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제3자인 박 씨에게 허위 진술할 동기가 없고, 당시 자리 배치 등에 관한 박 씨의 법정 증언과 다른 목격자의 수사기관 진술이 완전히 일치한다"며 "임 전 사단장은 이 전 대표와 당시 술자리 이후에도 교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주장한 점 역시 사법 방해를 목적으로 한 허위 진술이라고 결론 내렸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묻는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사흘 뒤 특검팀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제기되자 갑자기 "하나님의 기적으로 비밀번호가 생각났다"며 휴대전화를 제출했다.

이에 재판부는 "해당 휴대전화 비밀번호에는 '해병대'를 뜻하는 영어 표기와 배우자의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포함되어 있어 피고인에게 매우 익숙한 문자 배열이었다"고 지적하며 "구속영장 청구라는 사법적 압박이 임박한 상황에서 단 3일 만에 갑자기 비밀번호를 기적적으로 기억해냈다는 주장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질타했다.

또한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이 2024년 7월 국회 청문회에서 해병대 쌍룡훈련 초청 명단과 관련해 "포항 지역 인원만 초청했다"고 말한 부분도 위증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이 대통령 경호처 출신이자 구명 로비 의혹의 또 다른 인물인 송모 씨를 직접 행사에 초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해병대사령부 차원에서 초청한 것처럼 사실관계를 왜곡했다고 봤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회 국정조사와 청문회 등에서 선서한 상태로 사실관계를 성실하게 답변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야 할 법적·도덕적 의무가 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론이 종결된 이후까지 자신의 거짓 주장을 진실처럼 포장하기 위해 자료를 확대 재생산하는 등 국민적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앞선 공판에서 임 전 사단장이 재판 과정에서 박 씨의 번호를 알아낸 뒤 '나를 본 것이 확실하냐'며 문자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낸 사실도 언급하며 "사법 절차와 증인에 대한 부적절한 압박으로 볼 수 있어 범행 이후의 정황이 대단히 좋지 않고 비난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재판이 끝난 뒤 임 전 사단장은 선고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즉각 항소의 뜻을 밝혔다.

임 전 사단장의 법률 대리인인 이종건 변호사는 "재판부가 피고인 측의 변론과 주장을 모두 배척했으나, 판결 과정에서 어떤 근거로 이를 배척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납득할 만한 설명이 부족했다"며 "사실관계에 대한 심리와 판단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판결"이라고 재판부를 비난했다.

이에 앞서 임 전 사단장은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도 기소되어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