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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창사 첫 파업…"29일 또 멈춘다" 노사 갈등 장기화

  • "1000명 이상 오프"…5개 법인 참여

  • 카톡·카카오맵 등 서비스 대응체계 가동

10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카카오 노조 조합원들이 파업 집회를 열고있다사진백서현 기자
10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카카오 노조 조합원들이 파업 집회를 열고있다.[사진=백서현 기자]

카카오 노사 갈등이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창사 이후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데 이어 오는 29일 추가 파업까지 예고하면서 노사 간 입장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10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경기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 앞에서 창사 이후 첫 파업 집회를 열었다. 노조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4시간(점심시간 제외) 파업을 진행했다. 집회 현장에서는 '고용안정 쟁취하자', '무책임한 경영진은 퇴진하라', '카카오 파업 승리로 공동교섭 쟁취하자' 등의 구호가 이어졌다. 노조원들은 검은색 단체 티셔츠를 맞춰 입고 흰색 양산을 든 채 판교역 광장에서 H스퀘어까지 행진했다. 행진에는 500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노조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 본사에서만 1000명 이상이 사내 시스템에서 로그오프하며 파업에 동참했다.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계열사를 포함하면 전체 참여 인원은 약 1500명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파업에는 쟁의권을 확보한 5개 법인 노조가 참여했다.

사측도 비상 대응에 나섰다. 카카오는 파업에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비상 대응 체계를 점검하고 필수 인력을 중심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카카오톡과 카카오맵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를 운영하는 만큼 서비스 장애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파업에도 불구하고 카카오의 모든 서비스는 장애 없이 정상적으로 제공됐다.
 
10일 경기 성남시 판교 일대에서 카카오 노조 조합원들이 흰색 우산을 쓰고 파업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사진백서현 기자
10일 경기 성남시 판교 일대에서 카카오 노조 조합원들이 흰색 우산을 쓰고 파업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사진=백서현 기자]


이번 파업은 카카오 창사 이후 처음 이뤄진 쟁의행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노조는 계열사 매각과 분사, 구조조정 등에 따른 고용 불안을 해소하고 공동교섭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회사는 대내외 경영환경을 고려하면 노조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2차 노동위원회 조정이 결렬된 이후에도 협상은 이어지고 있지만 양측의 간극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노사 갈등의 핵심은 보상 체계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약 13~14% 수준인 1000만원 상당의 성과급 지급과 함께 500만원 규모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별도로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해당 요구가 경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성과 보상안을 둘러싼 노사 간의 이견은 좁혀지지 않은 채 팽팽하게 대립하는 모양새다.

노조는 이날 집회에서 오는 29일 2차 파업도 공식화했다. 서승욱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장은 "29일 추가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종일 파업이나 총파업 여부 등 구체적인 방식은 아직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로그오프 방식의 특성상 시스템 장애 발생 시 대응이 늦어지는 등 일부 업무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노조는 최근 퇴사한 홍민택 최고제품책임(CPO)에 대한 문제도 언급했다. 노조는 "책임자가 회사를 떠났다고 해서 관련 사안에 대한 조사까지 중단돼서는 안 된다"며 철저한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카카오는 노조와의 협상을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노조가 추가 파업까지 예고하면서 창사 첫 파업으로 시작된 노사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